동계 백패킹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무거운 장비, 추위, 위험하다. 저는 이제 눈부시고 하얀 설경이 떠오를 것 같네요.
왜냐하면 정선 자낙나무숲으로 백패킹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자작나무 숲으로 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나 차로 이동하신다면 하이원리조트 쪽으로 이동하여 주차를 하시고 올라가시면 되는데요.
주말에는 스키를 타러 오신분들이 많아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리조트이기때문에 제설작업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주차편의를 위해 조금 멀더라도 아래에 위치한 야외주차장에 주차를 하는걸 권해드리네요.
하이원리조트의 밸리콘도 옆으로 계속 이동하다보면 들머리가 나오게 되는데요.
동계 시즌이 되면 꽤 많은 인원들이 몰리는 인기 박지이니만큼 너무 늦거나 이른 시간이 아니라면 백패커분들을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잘 모르신다면 주변에 물어보셔도 충분히 길을 찾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목적지인 자작나무숲까지는 들머리에서 약 1시간 30분 가량 떨어진 길인데 다행히 다른 지역에 비해 눈이 덜 쌓여있어서 예상했던 시간으로 도착이 가능했습니다.
작은 계곡물이 흐르는 길을 지나 계속 오르막을 올라가야 하는데요.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진 않았으나 오르막이 계속이어지고 주변 배경이 계속 숲이다보니 눈 외에는 탁트인 전경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설경이 주는 재미와 멋은 좋았기에 계속해서 힘을 내어 전진 할 수 있었네요.
마천봉 방면으로 계속해서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지만 않다면 표지판을 보고 쉽게 따라갈 수 있는데요. 혹시나 출입이 제한된 구역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혹시나 드론을 이용해 촬영을 하시는 분이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입을 제외하곤 빼곡하게 이어진 나무덕분에 자칫 추락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전을 위해서 주의하시면 좋겠네요.
드디어 도착하였습니다.
낮 12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도착하였더니 백패킹 1팀과 등산객을 제외하곤 아무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늦은 오후가 될때까지 조용하고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는데요.
자작나무숲에 도착하시면 데크가 있는 윗쪽 구역과 아랫쪽 구역으로 분류가 되는데요.
이번에는 정말 눈치 싸움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분들이 윗쪽 구역에 피칭을 하셔서 아랫쪽은 저녁이 되어서야 몇팀이 추가되었네요.
습설이라 잘 뭉쳐지는 않은 눈을 이용하여 박지 구성과 테이블을 만들어 봅니다.
최근에 계속 같이 다니는 멤버인데 결국 텐트까지 동일하게 맞췄습니다.
어쩌다보니 한명씩 유혹에 못 이겨 구매하였는데 이제는 최애 텐트가 되어버린 크로스오버돔 이라는 텐트입니다.
눈이 잘 뭉쳐지지 않다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는데요.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설동을 만드시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3시간이상의 노력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임시 쉘터도 설치하고 눈을 뭉쳐 만든 테이블 위에서 늦은 점심과 음료를 먹으며 여가시간을 보내보았는데요.
백패킹 박지에 오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멍때리거나 잠을 자거나 자연을 즐기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다소 이른 시간이라 긴 시간이었지만 그나마 눈이 있었기에 삽질도 하며 동계 백패킹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설동을 파진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하였네요.
다들 왜 이렇게 길을 내고 눈을 퍼다 나르고 하는게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설중에 펼쳐지는 동계백패킹이 아닌가 싶습니다.
썰매를 마지막에 챙기지 않고 올랐는데 큰 실수였습니다. 중간중간 썰매포인트가 있었기때문인데요.
소소하게 엉덩이썰매를 타는 것으로 위로해 봅니다.
전날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잠시 잠에 들어봅니다.
저만 그런게 아닌지 다들 몇 분 지나지 않아 곯아 떨어졌는데요. 저녁까지 문을 살짝 열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추위가 있었을 뿐 단잠에 들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지난 백패킹에서 뵈었던 분을 우연히 만나 합석하게 되었는데요.
이번에 가지고 온 쉘터가 랩쉘터 4-6 이라는 제품으로 꽤나 협소하였는데 총 5명의 인원이 들어와 저녁을 보내게 되었답니다. 자리는 불편하였지만 덕분에 이런저런 애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쌓여가는 것 같네요. 단기간에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 말이죠.
영하 3~4도 정도의 아주 춥지 않은 날씨덕분에 경량으로 챙겨왔음에도 무리없이 취침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챙긴 빅3는 다음과 같습니다.
텐트: 헤리티지 크로스오버돔
침낭: 큐물러스 엑스라이트 400
매트: 써머레스트 엑스라이트 레귤러
에 큐물러스 앤듀런스 우모복상의와 베이직팬츠 우모하의를 레이어링해서 취침하였습니다.
핫팩도 넣어주니 상당히 따뜻했는데요. 다른 장비를 챙기는 바람에 경량이 아닌 경량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는 가볍게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날씨가 더 풀리고 있기때문에 다음엔 좀더 가벼운 차림으로 백패킹이 가능할 것 같네요.
아무튼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해 봅니다.
다음 날 하산을 하는 동안에도 각자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마지막 여가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번부터 고프로를 이용하여 영상촬영을 하였는데 생각보다 꽤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 향후 백패킹에서 메인으로 사용할 장비가 될 것 같네요.
여러 취미를 거쳐왔지만 이번 백패킹은 나이를 먹어도 해맑게 웃으면서 놀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식탐만 줄인다면 운동효과도 있고 아침일찍 일어나 복귀할때의 상쾌함은 평소 느낄 수 없는 짜릿함도 있답니다.
짧은 듯 길었던 정선 자작나무숲 백패킹.
덕분에 마지막 동계 설중 백패킹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봄 백패킹을 준비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무겁고 두터운 것들은 넣어두고 다음엔 좀더 가볍게 떠나보도록 할게요.
돌아오는 동계에는 꼭 설동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다짐하고 이번 백패킹 마쳐보겠습니다.